놀이공원은 항상 북적이며 사람들에게 꿈과 환상, 그리고 행복을 주는 곳으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인한 팬대믹 상황에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놀이공원은 왠지 가기 꺼림직한, 심지어 가면 안될 것 같은 곳으로 변했다. 이렇게 팬대믹에 갇혀 버린 놀이공원은 꿈과 환상마저도 갇히는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을 주는 동시에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미지의 세계로의 신비로움을 증폭시키는 기묘한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이 곡의 제목이기도 한 “기묘한 놀이공원”은 위와 같이 작가의 상상 속에서 멋대로 커져 버린 엉뚱한 놀이공원을 소재로 하여 소리로 여행하고 탐험하는 앙상블 음악이다. 악기는 플루트, 클라리넷, 바이올린, 첼로, 타악기, 그리고 피아노로 구성된 피에르 앙상블 (pierrot ensemble)이라 불리는 편성이 사용되었다. 놀이공원의 신나는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리드믹한 패턴들의 반복과 전개에 집중하였는데, 이를 위해 앙상블 자체를 하나의 거대한 타악기처럼 운용했다. 전통적인 현악 4중주의 관점에서 봤을 때 비올라가 없고 바이올린이 하나만 사용되는 이 편성은 현악 4중주가 줄 수 있는 화성적으로 균형 잡힌 풍부함 대신에 리듬적인 역동성을 더 부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팬대믹 상황은 많은 것을 못 하게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지 못하게 하면 더 가고 싶고, 하지 못하게 하면 더 하고 싶은 필자의 청개구리와 같은 이 마음은 작품의 음악적인 상상력을 극대화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코로나 블루와 같은 무기력감이나 우울감을 겪고 있는 많은 사람에게 이 음악이 잠시나마 위로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글ㅣ남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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