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vo Pärt(1935~) - Fratres (Brothers) for 12 Celli

내적 공간 속 성스러움을 발견하다

“시간과 시간은 연결되어 있다. 순간과 영원은 우리 안에서 고군분투한다. 이것이 우리의 모든 모순, 고집, 편협함, 믿음과 슬픔의 원인이다.” - 아르보 패르트

영적 미니멀리즘, 신비주의와 미니멀리즘의 조화, 포스트 미니멀리즘 등의 수식어가 따라붙는 아르보 패르트.

아르보 패르트가 활동했던 에스토니아는 1990년까지 소련 지배하에 있어서 자유로운 예술 활동에 제한이 많았다. 그는 자신의 곡이 정치적, 종교적 이유로 금지당하자 8년간의 은둔생활에 들어간다. 그 시절 패르트는 군더더기를 걷어낸 뒤에야 드러나는 정수를 찾고 있었다. 마침내 그는 아름다운 3개의 음표로 표현할 수 있는 본질적인 화음을 찾아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음악을 라틴어로 종을 의미하는 ‘틴티나불리’(Tintinnabuli)로 명명했다.

‘틴티나불리’ 음악 중 아르보 패르트에게 세계적 명성을 안겨준 곡이 바로 프라트레스Fratres(1980)이다. 작품의 제목인 ‘프라트레스’는 라틴어로 신도, 형제(Brethren, Brothers)를 뜻한다. 여기서 ‘형제’는 종교 단체의 신도나 교우의 의미를 넘어, 중세 시대의 수도승들이 초를 켜고 수도원을 무리 지어 가는 장엄한 모습을 뜻한다.

그를 현대 음악가라고 칭하지만, 그의 음악적 본질을 그레고리 찬트(Gregorian Chant)안에서 찾는 이들도 많다. 실제로 그의 음악을 듣다 보면 간결함 속에 있는 서정성을 발견할 수 있다. 현대적 양식과 중세적 찬트라는 서로 상충하는 시대의 만남은 단순한 형식 안에서 숭고하게 결합한다. 연속되는 음과 순간의 침묵에 경청하면 개인의 경험을 넘어 점점 더 큰 존재로 고양되는 감동을 하게 된다.

글 | 남우주 (문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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