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뇌 도흐나니 - 피아노와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클라리넷, 호른을 위한 육중주 Op.37
오스트리아 헝가리 이중제국의 헝가리 왕국 포조니(지금은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태어난 에르뇌 도흐나니는 브람스 낭만주의 음악의 영향을 받은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지휘자이다. 그는 베를린 음악학교의 교수를 거쳐 부다페스트 음악원에서 일했고 헝가리 라디오의 음악감독 등을 역임하였다. 1948년에 헝가리를 떠나 아르헨티나를 거쳐 미국으로 간 도흐나니는 플로리다 주립대학에서 일하다가 미국 시민권자가 되었다. 그는 지휘자 게오르그 솔티의 스승이자 크리스토프 폰 도흐나니의 할아버지이다.
도흐나니는 혈전증 때문에 음악활동을 잠시 중단한 1935년에 이 작품 작곡에 착수하였다. 클라리넷, 호른과 현악3중주, 피아노라는 독특한 편성을 가진 이 6중주 작품은 악장 구성에 있어서는 브람스 실내악 작품의 전형에 가깝다. 그럼에도 도흐나니는 브람스를 수동적으로 답습하지 않고 자신만의 개성으로 독특하게 양식을 비튼다. 즉 유머와 위트, 떠들썩함이 재치 있게 섞여 장중함에 매몰되지 않는다.
소나타 형식의 1악장은 대담하고 극적이며 긴장과 격동, 열망으로 향하는 상승, 신경증적인 어둠에의 하강 등이 나타난다. 이는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을 연상시킨다. 차분한 아다지오로 시작하는 2악장은 피아노가 스타카토로 행진곡을 연주하며 분위기가 바뀐다. 현악기의 셋잇단음표가 긴장을 고조시키나 관악기가 이를 제어하며 균형을 맞춘다. 3악장은 활기찬 스케르초로서 변주곡의 모습을 보인다. 클라리넷과 피아노의 래그타임으로 시작하는 4악장은 같은 헝가리 출신 작곡가인 졸탄 코다이나 벨라 바르토크가 제1차 세계대전 직후에 수용하기 시작한 재즈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말러 특유의 그로테스크하고 우스꽝스러운 왈츠도 등장했다가 마지막 부분에서 1악장의 모티브가 다시 나타나는데, 곡 전체가 후기 낭만주의 특유의 순환구조를 취하는 형식으로 파악된다.
글 | 김인겸 (음악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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