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7년 오스트리아 빈 근교에서 태어난 슈베르트는 불과 3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비록 안정된 거처와 자기 소유의 피아노도 없이 가난과 병마에 시달리며 극히 짧은 시간 세상에 머물다 갔지만, 그는 엄청난 양의 작품을 남겼다. 600곡이 넘는 가곡, 21개의 피아노 소나타, 10개의 교향곡, 15개의 현악사중주, 여러 오페라와 미사곡 등 무려 1000곡 넘게 작곡했다. 무서운 속도로 걸작들을 쏟아내던 그의 묘비에는 “음악은 이곳에 빛나는 보배를, 더 빛날 수도 있었을 희망을 묻었다.”라는 말이 적혀있다.
슈베르트의 곁에는 그를 아끼고 전적으로 지지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슈베르티아데’라는 이름의 이 모임에서 슈베르트는 그의 작품을 선보였다. 이 모임에 누군가 처음 오면 슈베르트는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그 친구 뭘 좀 아는가?” 투명하면서 심오하고, 간결하면서 함축적인 그의 음악을 구구절절 설명 할 수도 없고, 설명한다고 해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슈베르트와 함께 하는 모임은 배타적인 성격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친밀하고 소박한 분위기였다. 특별히 몇 사람이 함께 연주하는 실내악에서 슈베르트는 그의 음악 안으로 정겹게 잡아끈다
슈베르트는 한 대의 피아노에서 두 명이 앉아 연주하는 연탄곡을 많이 남겼으며, 좋아하는 친구나 제자들과 함께 연주하는 것을 즐겼다. 1824년 여름에 작곡한 <변주곡 D.813>은 슈베르트가 만든 주제와 8개의 변주로 구성된 작품이다. 명랑하게 행진하는 A♭장조의 주제는 생기있고 청신하다. 변주1은 셋잇단음표가, 변주3은 16분음표가 연속적으로 사용되며 점차 속도감이 붙는다. 변주3은 맥동하는 반주 위에서 선율이 서로 모방하며 여유롭게 노래한다. 변주4는 격동적으로 요동친 후에 변주5에서 A♭단조로 전조되며 애상적 분위기로 흐른다. 변주6은 다시 분위기가 급변하며 맹렬하게 포효한다. 변주7은 여리고 감미로운 선율에 쓸쓸함이 묻어 있다. 마지막 변주8은 반복적인 부점 리듬의 박동과 함께 거침없는 질주로 힘차게 끝맺는다.
글 | 서주원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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